“거래처에 내용증명을 세 번 보냈는데 꿈쩍도 안 합니다.”
미수금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세 번 보낸 것이 오히려 문제일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여러 번 보낸다고 효력이 세지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부터 6개월이 주어지고, 그 안에 다음 절차를 밟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사라집니다(「민법」 제174조).
그래서 문구를 다듬기 전에 날짜부터 세어야 합니다. 무엇을 적어야 하고 언제 보내야 하는지, 창구에서 되돌아오지 않으려면 어떤 규격을 지켜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릴게요.
핵심 요약
- 우체국이 증명하는 것은 문서를 언제 보냈는가뿐입니다. 적힌 내용이 사실인지는 증명하지 않습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2조).
- 대금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은 「민법」 제174조의 최고가 됩니다. 도달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사라집니다.
- 여러 번 보내도 6개월은 늘지 않습니다. 기준은 재판상 청구를 한 시점이고, 거기서 거꾸로 6개월 안에 든 가장 이른 최고 하나에만 중단 효력이 생깁니다(대법원 83다카437).
- 지급기일을 정해 둔 거래라면 지체책임은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이미 시작돼 있습니다(제387조 제1항). 내용증명이 이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뿐입니다.
- 연 12%는 소장이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입니다. 내용증명 단계에서 주장할 수 있는 법정이율은 민사 연 5%, 상사 연 6%입니다.
- 원본 1통과 등본 2통을 A4로 냅니다. 접수한 뒤에는 금액 한 글자도 고칠 수 없습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0조 제3항).
- 내용증명만으로는 상대가 받았는지 남지 않습니다. 배달증명을 같이 붙입니다. 1매 기준 합계 6,270원입니다.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범위
우체국이 어디까지 해 주는지부터 짚고 갑니다. 문서를 읽고 판단해 주지는 않습니다.
법제처가 운영하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내용증명을 “발송인이 수취인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발송하였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하는 제도라고 설명합니다. 같은 페이지는 “기재된 내용의 진실을 추정해주지는 않지만 그 내용의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한다고 덧붙입니다.
접수 창구에서 실제로 무엇이 찍히는지를 보면 범위가 분명해지는데요.
① 내용증명우편물을 접수할 때에는 접수우체국에서 내용문서 원본과 등본을 대조하여 서로 부합함을 확인한 후 내용문서 원본과 등본의 각통에 발송연월일 및 그 우편물을 내용증명우편물로 발송한다는 뜻과 우체국명을 기재한다.
「우편법 시행규칙」 제52조 제1항
찍히는 것은 날짜와 우체국 이름뿐이에요. “이 금액이 맞다”는 확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니 금액을 부풀려 적어도 우체국은 받아 주지만, 나중에 법정에서는 그 숫자가 근거 없이 적혔다는 사실만 남거든요.
날짜와 거래 내역과 금액을 또박또박 적은 한 장은 나중에 증거로 쓰입니다. 밀린 돈을 받지 못한 심정을 적은 한 장은 그냥 편지로 남습니다. 같은 값을 내고 부친 우편물이지만 쓰임이 다릅니다.
내용증명이 갖는 세 가지 효력
내용증명을 정확히 적어 보내면 세 가지가 생깁니다. 도달 사실, 지체책임의 기산점,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최고입니다.
도달부터 봅니다.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도달한 때에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111조 제1항). 보낸 날이 아니라 닿은 날이 기준이라, 뒤에서 다룰 배달증명이 여기에 붙습니다.
지체책임의 기산점은 좀 더 까다로운데요. 이 대목이 흔히 거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로우팀 의견
: “내용증명을 보내야 지연이자가 붙는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지급기일을 정해 둔 거래에서는 사실이 아닙니다. 확정한 기한이 있으면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이미 지체책임이 있거든요(「민법」 제387조 제1항 전단). 세금계산서에 결제일이 적혀 있다면 그때부터 이자가 쌓이고 있는 것이고, 내용증명은 그 사실을 문서로 고정할 뿐입니다.
기한을 어떻게 정해 두었느냐에 따라 갈래가 나뉩니다. 날짜를 박아 둔 확정기한이면 그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입니다. “검수 완료 후 지급”처럼 시기는 오지만 날짜가 특정되지 않은 불확정기한이라면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부터고요(같은 항 후단). 기한을 아예 정하지 않았을 때에만 내용증명이 기산점을 새로 만듭니다(같은 조 제2항).
남은 하나가 최고입니다. 미수금 회수에서 이 서류를 쓰는 진짜 이유가 여기 있거든요.
최고는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민법」 제174조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내용증명을 보내면 6개월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효가 멈춘 것은 아닙니다. 그 6개월 안에 지급명령을 넣거나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효력이 통째로 없어집니다. 지급명령으로 갈지 소송으로 갈지는 이 6개월 안에 정해야 합니다.
여러 번 보내도 6개월은 늘지 않습니다
여기서 앞의 상담 사례로 돌아갑니다. 세 번 보냈으니 6개월이 세 번 이어질까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1983년에 이 문제를 정리해 두었는데요.
최고를 여러번 거듭하다가 재판상청구등을 한 경우에 시효중단의 효력은 항상 최초의 최고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상청구 등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이로부터 소급하여 6월이내에 한 최고시에 발생한다.
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437 판결
기준점은 내용증명을 처음 보낸 날이 아니라 소를 제기한 날입니다. 거기서 거꾸로 6개월을 재고, 그 구간 안에 들어온 최고만 효력을 인정받습니다. 그 사건의 실제 날짜를 그대로 놓고 보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1월 29일에 보낸 첫 번째 최고는 8월 13일 제소일에서 6개월을 거슬러 올라간 2월 13일보다 앞서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최고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고”, 구간 안에서 가장 이른 “1981.3.20에 한 최고시에 비로소 시효중단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중단 시점은 하나뿐입니다. 구간 안의 첫 최고가 그 자리를 가져갑니다.
한 날짜가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는 같은 판결에 그대로 나옵니다. 납품보증금 1,000만 원 채권의 상사시효 만료일이 3월 21일이었거든요. 3월 20일의 최고가 만료 하루 전에 닿아서 이 채권은 살았습니다.
같은 편지를 받은 다른 채권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대여금 2,218만 원 채권은 시효가 2월 27일에서 3월 9일 사이에 이미 완성돼 있었습니다. 3월 20일의 최고로도 되살아나지 않았어요. 죽은 채권은 내용증명으로 살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
7월 25일의 세 번째 최고는 결론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3월 20일에 중단이 생긴 뒤였기 때문이죠. 같은 문서를 거듭 보내면서 상대가 마음을 바꾸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효는 그대로 흘러갑니다. 내용증명은 다음 절차를 밟을 때까지 시효를 멈춰 두는 수단이고, 그 기간이 6개월입니다.
내용증명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여섯 가지
문구를 멋지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법원이 읽었을 때 사실관계가 특정되면 충분합니다. 육하원칙에 맞춰 여섯 칸을 채운다고 생각하면 빠집니다.
| 항목 | 무엇을 적나 | 빠뜨리면 생기는 일 |
|---|---|---|
| 당사자 | 발송인·수취인의 상호와 대표자, 주소. 법인이면 등기부상 상호와 본점 주소 | 동명이인·유사 상호와 구별되지 않아 누구에게 청구했는지 다툼이 생깁니다 |
| 채권이 생긴 원인 | 계약일, 납품일, 거래명세서와 세금계산서 번호 | 어느 거래의 대금인지 특정되지 않아 일부 변제 주장에 대응하기 어려워집니다 |
| 금액 |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나눠서. 이율과 기산일도 함께 | 총액만 적으면 상대가 계산 근거를 문제 삼아 협의가 길어집니다 |
| 지급기한과 계좌 | 며칠까지, 어느 은행 어느 계좌로 | 기한이 없으면 언제부터 다음 절차로 넘어갈지 스스로 정할 수 없습니다 |
| 미이행 시 조치 | 지급명령·가압류·소송 중 실제로 할 것 | 예고가 없으면 압박이 되지 않고, 하지 않을 일을 적으면 다음 통지의 무게가 줄어듭니다 |
| 발송일과 서명 | 작성일자, 발송인 성명과 날인 | 날짜가 없으면 6개월을 어디서부터 세는지 문서 자체로는 알 수 없습니다 |
반대로 넣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한데요. 확인되지 않은 금액, 거래와 무관한 인신공격, 상대를 겁주려는 표현은 적지 않습니다. 앞의 둘은 나중에 문서 전체의 신빙성을 깎고, 마지막은 그 자체로 별개의 분쟁을 부릅니다.
미이행 시 조치를 적는 것과 협박은 다릅니다. 실제로 밟을 절차를 담담하게 예고하면 충분합니다.
우체국 단계에도 문턱이 하나 있습니다.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내용의 문서는 아예 취급하지 않습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46조 제1항).
금액 칸에 적을 지연손해금 이율
여섯 칸 중 가장 자주 틀리는 자리가 금액입니다. 지연손해금 이율을 얼마로 적을지에서 갈리는데요.
순서가 있습니다. 돈을 제때 못 받아서 생기는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로 잽니다(「민법」 제397조 제1항 본문). 다만 법령의 제한을 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쪽이 먼저예요(같은 항 단서).
그러니 계약서에 지연이자율을 적어 두었다면 그 숫자를 씁니다. 정해 둔 것이 없을 때 법정이율로 갑니다.
사업자끼리의 거래라면 상행위이므로 연 6%입니다(「상법」 제54조). 그 밖의 민사채권은 연 5%입니다(「민법」 제379조).
연 12%를 적어 보내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조문을 보면 그 이율이 언제부터 붙는지 못 박혀 있습니다.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訴狀)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書面)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대통령령이 정한 이율이 연 12%입니다(대통령령 제29768호, 2019년 6월 1일 시행). 내용증명은 소장이 아니므로 이 구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실제보다 높은 이율을 적으면 상대가 계산 자체를 문제 삼을 빌미가 생기니, 6%로 적고 소송으로 넘어간 뒤 12%를 청구하는 편이 깔끔합니다.
이율을 정했으면 실제로 계산해서 적습니다. 원금에 이율을 곱하고 지연된 일수를 365로 나누면 됩니다. 물품대금 1,000만 원을 60일 밀린 상거래라면 10,000,000 x 0.06 x 60/365 로 98,630원입니다. 90일이면 147,945원, 1년이면 600,000원이 되고요.
원금과 이 금액을 따로 적고, 어느 날부터 어느 날까지 며칠인지도 함께 씁니다. 상대가 일부만 입금해 오면 그 시점에서 계산을 다시 해야 하니 기산일을 명확히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소송에 들어가도 12%가 내내 붙는다고 기대하지는 마세요.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재나 범위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그 타당한 범위에서는 사실심 판결 선고 전까지 12%가 적용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2항). 상대가 납품 하자나 정산 내역을 걸고 다투면 여기에 걸립니다. 그래서 거래 자료를 깔끔하게 남겨 두는 일이 결국 이자까지 지켜 줍니다.
채권마다 다른 소멸시효
작성에 들어가기 전에 확인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남은 시효입니다. 시효가 두 달 남았는지 3년 남았는지에 따라 이 서류를 보낼 이유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합니다(「민법」 제166조 제1항). 미수금이라면 대체로 약정한 지급기일입니다.
그렇다면 기간은 몇 년일까요? 채권의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 채권 | 기간 | 근거 |
|---|---|---|
| 생산자·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 3년 | 「민법」 제163조 제6호 |
|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 3년 | 「민법」 제163조 제3호 |
| 수공업자·제조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 | 3년 | 「민법」 제163조 제7호 |
| 음식점·여관의 음식료와 숙박료 | 1년 | 「민법」 제164조 제1호 |
| 위에 열거되지 않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 | 5년 | 「상법」 제64조 |
| 판결로 확정된 채권 | 10년 | 「민법」 제165조 제1항 |
「상법」 제64조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을 5년으로 정하면서 “다른 법령에 이보다 단기의 시효의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고 덧붙여 두었습니다. 그래서 사업자 간 거래라도 물품대금이면 「민법」 제163조 제6호의 3년이 먼저 적용됩니다. 상거래니까 5년이라고 알고 있다가 2년을 더 있는 것으로 세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시효가 석 달 안쪽으로 남았다면 내용증명을 보내고 곧바로 다음 절차를 준비합니다. 여유가 많이 남았다면 굳이 급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거래 관계를 정리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이 창구에서 되돌아오는 이유
작성을 마쳤다면 규격을 맞춥니다. 조문이 정해 둔 형식을 어기면 창구에서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세 통을 준비합니다. 발송인은 내용문서 원본과 등본 2통을 제출해야 합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48조 제1항). 한 통은 상대에게 가고, 한 통은 우체국이 보관하고, 나머지 한 통을 돌려받습니다. 돌려받을 등본이 필요 없다면 한 통만 내도 되지만(같은 조 제3항 단서), 나중에 쓸 일이 생기니 받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A4로 씁니다. 원본과 등본은 가로 210밀리미터, 세로 297밀리미터 용지로 작성해야 하고, 등본은 원본을 복사한 것이어야 합니다(제49조 제1항). 원본과 따로 친 문서를 등본이라고 내면 대조가 되지 않습니다.
봉투는 써 가되 봉하지 않습니다. 원본, 등본, 봉투에 적는 발송인과 수취인의 성명·주소는 동일해야 하고(제51조 제1항), 증명을 마친 원본은 우체국 취급직원이 보는 곳에서 발송인이 봉투에 넣고 봉함해야 합니다(제52조 제4항). 주소를 적은 봉투를 들고 가되 풀칠은 창구에서 한다는 뜻입니다. 집에서 미리 붙여 가면 뜯어야 해요.
본문에는 법인명을 쓰고 봉투에는 대표자 개인 이름을 쓰는 실수가 흔합니다. 여럿이 연명해 한 사람에게 보내는 경우에는 봉투에 연명자 중 1인의 성명·주소만 적습니다(제51조 제2항).
여러 장이면 도장이 더 붙습니다. 원본이나 등본이 2매 이상 합철되는 곳에는 우편날짜도장을 찍거나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간인합니다(제52조 제3항). 원본과 등본 사이에도 계인이 들어갑니다(같은 조 제2항). 장 수가 늘면 그만큼 창구에서 손이 갑니다.
고쳐 쓴 자리가 있다면 처리 방법도 정해져 있습니다.
① 내용문서의 원본 또는 등본의 문자나 기호를 정정ㆍ삽입 또는 삭제한 때에는 “정정”ㆍ”삽입” 또는 “삭제”의 문자 및 자수를 난외 또는 말미여백에 기재하고 그 곳에 발송인의 도장 또는 지장을 찍거나 서명을 해야 한다.
③ 내용증명우편물을 접수한 후에는 발송인 및 수취인의 성명ㆍ주소의 변경, 내용문서원본 또는 등본의 문자나 기호의 정정등을 청구할 수 없다.
「우편법 시행규칙」 제50조
고친 글자는 지우지 말고 읽히게 남겨 두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그리고 접수한 뒤에는 금액 한 글자도 바꿀 수 없습니다. 창구에 내기 전에 숫자를 두 번 확인하세요.
배달증명을 같이 붙이는 이유
내용증명은 보낸 사실을 증명할 뿐이고, 상대가 받았다는 사실까지 남기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본 「민법」 제111조는 도달한 때에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어서, 도달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가 문제로 남습니다.
법원이 도달을 추정해 주기도 합니다. 물품대금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최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내용증명 우편물이 발송되고 반송되지 아니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그 무렵에 송달되었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38322 판결
반송되지 않았다면 도달한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추정에 기대는 것은 위험합니다. 같은 판결문이 이유를 알려 주는데요.
판결문은 그 사건 당시의 우편업무취급세칙을 들어 “등기취급 우편물의 송달부 등은 1년이 경과하면 폐기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발송일로부터 2년여가 지난 뒤에는 “그 송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배달 기록에도 보존 기간이 있다는 뜻이죠. 그 사건은 반송 여부를 두고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갈려 파기환송까지 갔습니다.
배달증명을 붙이면 이 다툼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누가 언제 받았는지가 서류로 남기 때문이죠. 내용증명만 보내면 4,200원, 배달증명까지 붙이면 6,270원입니다. 2,070원으로 2년 뒤의 분쟁을 막는 셈입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우정사업본부 「국내 통상우편 요금 및 수수료」 고시 기준으로 항목을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내용증명 1매에 배달증명을 함께 붙이는 경우입니다.
| 항목 | 금액 |
|---|---|
| 통상우편요금 (규격, 5g초과 25g까지) | 500원 |
| 회송 통상우편요금 (5g까지, 배달증명분) | 470원 |
| 등기 | 2,400원 |
| 내용증명 (등본 최초 1매) | 1,300원 |
| 배달증명 (발송시) | 1,600원 |
| 합계 | 6,270원 |
문서가 길어지면 등본 1매를 넘길 때마다 650원이 붙습니다. 2매면 6,920원입니다. 종이를 아끼려고 양면으로 뽑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양면에 기재하면 2매로 계산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연대보증인이나 대표이사에게 같은 문서를 동시에 보낼 때는 동문내용증명을 씁니다(제47조). 내용문서 1통을 넘길 때마다 1,300원이 가산됩니다.
인터넷우체국으로도 접수할 수 있습니다. 창구에 갈 필요가 없는 대신 제작수수료가 붙는데, 봉함식 소형봉투 A4 흑백 기준으로 기본 1매 90원, 추가 1매 30원입니다. 추가 30원이 적용되는 것은 5매까지입니다.
등본을 잃어버렸다면 방법이 있는데요. 발송인이나 수취인은 발송한 다음 날부터 3년까지 발송우체국에서 등본 열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55조). 열람 수수료는 내용증명 수수료의 반액입니다. 다만 우체국의 보관 기간도 발송한 다음 날부터 3년이니(제48조 제3항) 돌려받은 등본은 따로 보관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자나 이메일로 보내도 최고가 되나요?
됩니다. 「민법」 제174조는 최고의 형식을 정해 두지 않았거든요. 문제는 증명입니다. 상대가 “그런 연락 받은 적 없다”고 다투면 도달을 입증할 책임이 채권자에게 남고, 내용증명은 그 입증을 우체국이 대신해 주는 수단입니다.
내용증명이 반송되면 어떻게 되나요?
반송되면 도달 추정을 쓸 수 없습니다. 대법원 96다38322 판결의 기준이 “반송되지 아니하였다면”이기 때문이죠. 주소를 다시 확인해 재발송하고, 법인이라면 등기부상 본점 주소와 대표자 주소를 함께 걸어 봅니다. 주소를 찾는 사이에도 시효는 흐르니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지급명령이나 가압류를 먼저 넣고, 송달이 계속 막힐 때 쓸 수 있는 수단은 지급명령이 폐문부재로 돌아왔을 때에서 따로 다룹니다.
내용증명을 받은 상대가 답장으로 “곧 갚겠다”고 하면요?
채무의 승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승인은 「민법」 제168조 제3호의 독립한 시효중단 사유이고, 중단 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합니다(제178조 제1항). 최고와 달리 6개월 제한이 붙지 않으므로, 이런 답변은 문자든 메일이든 반드시 보관하세요.
변호사 이름으로 보내면 효력이 더 센가요?
법적 효력은 같습니다. 우체국이 증명하는 범위가 발송일과 우체국명으로 정해져 있어서(「우편법 시행규칙」 제52조 제1항) 누가 보냈는지는 증명 내용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받는 쪽이 느끼는 무게와, 청구원인·이율·다음 절차가 정확히 적히는지입니다.
6개월이 지나 버렸다면 다시 보내면 되나요?
시효가 아직 남아 있다면 다시 보내 새로 6개월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효 자체가 완성된 뒤라면 내용증명으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남은 기간을 먼저 계산하고,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과 지급명령 신청을 함께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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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민법」 —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제111조), 소멸시효의 기산점(제166조), 단기소멸시효(제163조·제164조), 판결로 확정된 채권(제165조), 시효중단사유(제168조), 최고와 시효중단(제174조), 중단후의 시효진행(제178조), 법정이율(제379조), 이행기와 이행지체(제387조),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제397조).
- 「상법」 — 상사법정이율 연 6분(제54조), 상사시효 5년과 단기시효 우선(제64조).
- 「우편법 시행규칙」 — 내용증명의 취급(제46조), 동문내용증명(제47조), 원본·등본의 제출과 3년 보관(제48조), A4 규격(제49조), 문자의 정정과 접수 후 정정 불가(제50조), 성명·주소의 동일(제51조), 내용문서의 증명(제52조), 취급수수료 계산(제53조), 등본의 열람청구(제55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의 법정이율(제3조 제1항), 항쟁의 상당성이 인정될 때의 적용 배제(같은 조 제2항). 위임 대통령령이 정한 이율은 연 12%(대통령령 제29768호, 2019-06-01 시행).
-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38322 판결(물품대금) — 반송되지 아니한 내용증명 우편물의 송달 추정.
- 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437 판결(부당이득금반환) — 최고를 거듭한 뒤 재판상 청구를 한 경우의 시효중단 시점.
- 우정사업본부 「국내 통상우편 요금 및 수수료」 — 특수취급 수수료(2026-05-11 시행), 통상우편 요금(2026-07-01 시행), 전자우편 이용 수수료(2017-07-01 시행).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내용증명의 작성」 — 내용증명 제도의 취지와 작성 통수 안내.
내용증명을 보낼지, 6개월을 어디에 쓸지부터 막힌다면 거래 자료와 남은 시효를 놓고 다음 수를 같이 정하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못 받은 돈, 직접 연락하며 기다리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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