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제와 해지의 차이
법 전문가가 아닌 경우, 가맹계약 ‘해제’와 ‘해지’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여 양 단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두 단어는 법률적으로 엄연히 다른 의미를 지니는 단어로, 잘 구분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가맹계약 해제란
‘해제’란, 이미 성립된 계약을 소멸시켜, 처음부터 그런 계약이 없었던 것과 같이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즉, 소급효).
일방적 의사표시로 해제를 하는 경우도 있고, 양 당사자 간 합의로 해제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는 소급효가 발생하기 때문에 양 당사자는 계약에 따라 이미 받은 것이 있다면 서로에게 반환해야 하는 원상회복의무가 발생합니다.
가맹계약 해지란
반면 ‘해지’란, 성립된 계약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즉, 장래효).
해제와 마찬가지로 해지 또한 일방적 의사표시로 해지를 하는 경우도 있고, 양 당사자 간 합의해지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계약 해지의 경우 장래효가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양 당사자가 이미 이행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장래의 권리/의무만 소멸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단, 과거 이행분 중 보증금 등 그 성격상 계약 종료시 반환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해지의 경우에도 반환되어야 합니다.)
가맹계약의 해제와 해지
가맹계약의 경우에도 ‘해제’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막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가맹금이 지급된 경우라면, 아예 소급적으로 계약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고 가맹금의 반환 청구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맹계약과 같은 계속적 계약에서 실무상 훨씬 더 많이 발생하는 이슈는, 가맹계약의 ‘해지’입니다. 가맹본부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고, 가맹점사업자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고 다투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특히, 가맹점주가 계약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뭔가 문제가 있을 경우 본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지에 관한 문의를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가맹계약의 해지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2. 일반적인 가맹계약 해지: 2+2+서면 필수!
가맹계약의 약정해지
당사자 간 약정(가맹계약서)으로 정한 해지사유가 발생한 경우 발생하는 해지권입니다.
예를 들어, 가맹계약서에서 ‘가맹점사업자는 A 물품을 반드시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이에 위반한 경우 가맹본부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만약 가맹점주가 A 물품을 외부에서 사입했다면, 약정 해지사유가 발생한 것이고 본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해지권을 갖게 됩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프랜차이즈 본사가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가맹사업법에 따른 해지 절차를 꼭 준수하셔야 합니다. 즉, 약정 해지사유가 발생했다고 해서 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절차는 이하에서 별도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또한, 약정해지의 근거가 되는 조항 자체가 공서양속에 위반되거나, 강행규정에 반하는 경우 등에는 해당 조항의 효력 자체가 무효가 되어 약정해지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간혹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너무 과도하게 약정해지 사유들을 규정해두시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경우 실제 해지권 행사가 불가할 수 있으므로 유념하셔야 합니다.
상법에 따른 가맹계약의 법정해지
상법 제168조의10(계약의 해지) 가맹계약상 존속기간에 대한 약정의 유무와 관계없이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각 당사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예고한 후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상법에서는, 가맹계약의 경우 계약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각 당사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예고한 후’ 해지가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의 의미
이와 관련하여, ‘부득이한 사정’이라는 규정이 상당히 추상적인 관계로, 실제 어떠한 사유가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에 관하여 법원에서는, ‘부득이한 사정’이란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해소시키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계약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제반사정을 의미한다는 입장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1. 15. 선고 2019나2036897 판결 등).
결국 상법 제168조의10에 근거하여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위 기준을 바탕으로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법원에서는 부득이한 사정의 존재를 상당히 엄격하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 가맹 본사 입장에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시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많은 사유를 주장/입증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가맹점주가 위 조항을 근거로 가맹계약의 해지를 주장한다면, 이러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을 잘 주장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득이한 사정’이 인정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가맹계약 체결 이후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 대한 통지 내지 의견청취 등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브랜드를 변경한 경우가 있습니다. 가맹점주가 ‘부득이한 사정’을 내세워 계약 해지를 주장한 사안이고, 법원에 의해 가맹계약 해지가 인정되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26. 선고 2024가단5150211, 2025가단87680 판결).
가맹본부의 가맹계약 해지권 행사의 제한 [2+2+서면]
가맹사업법에서는, 본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가맹점주가 지나친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가맹점주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가맹본부의 해지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가맹사업법 제14조).
제14조(가맹계약해지의 제한) ①가맹본부는 가맹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가맹점사업자에게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계약의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면 그 계약을 해지한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가맹사업의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가맹계약의 해지는 그 효력이 없다.
즉,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아래 요건을 모두 준수하여야 합니다.
-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
- [계약 위반 사실 구체적으로 명시] + [시정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한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해지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위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가맹계약의 해지를 진행한 경우 해당 해지는 무효입니다.
실무상 가맹본부가 위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맹계약을 해지하여 가맹점주와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가맹계약 해지가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가맹계약이 존속될 뿐 아니라 손해배상책임 등도 함께 따라오게 됩니다. 따라서 가맹계약의 해지를 진행하심에 있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사전 조언을 받으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3. 가맹계약의 즉시해지
가맹본부가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2+2+서면]의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셔야 한다는 점은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맹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가맹사업법에서 예외적으로 즉시해지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유들입니다.
가맹점사업자에게 파산 신청이 있거나 강제집행절차 또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 가맹점사업자가 발행한 어음ㆍ수표가 부도 등으로 지급정지된 경우
가맹점주에게 파산 신청이 있거나, 강제집행절차 또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또는 가맹점주가 발행한 어음이나 수표가 지급정지되었다는 것은, 가맹점주의 경제적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맹계약의 존속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되어, 가맹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천재지변, 중대한 일신상의 사유 등으로 가맹점사업자가 더 이상 가맹사업을 경영할 수 없게 된 경우
예컨대 가맹점주가 사망하는 등 중대한 일신상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가맹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바 마찬가지로 본사는 가맹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과 관련되는 법령을 위반하여 행정처분을 받거나 법원 판결을 받음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하여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 경우
이 즉시해지 사유는, 여러 요건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 가맹점 운영과 관련되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여야 하고,
- 즉, 가맹점 운영과 무관한 법령 위반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요식업 가맹점주가 운전 중 신호 위반을 했다고 하여 이에 해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이로 인하여 아래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거나, 법원 판결을 받았어야 하며
- 위법사실을 시정하라는 내용의 행정처분
- 위법사실을 처분사유로 하는 과징금, 과태료 등 부과처분
- 위법사실을 처분사유로 하는 영업정지 명령
- 이로 인하여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하여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 경우여야 합니다.
특히 마지막 요건인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하여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 경우’가 상당히 추상적이고 인정 여부가 불분명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말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예외 사유에 기대기보다는 가맹사업법 제14조 제1항에 따른 [2+2+서면]의 절차를 준수하여 해지를 진행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과 관련되는 법령을 위반하여 자격ㆍ면허ㆍ허가 취소 또는 영업정지 명령(15일 이내의 영업정지 명령은 제외) 등 그 시정이 불가능한 성격의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다만, 법령에 근거하여 행정처분을 갈음하는 과징금 등의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
이 예외 사유도 상당히 복잡한데, 마찬가지로 풀어서 살펴보겠습니다.
- 가맹점주가 가맹점 운영과 관련되는 법령을 위반했고,
- 이로 인하여 자격/면허/허가 취소 또는 15일을 초과하는 영업정지 명령 등 그 시정이 불가능한 성격의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시정이 불가능한 성격의 행정처분’이란, 쉽게 말하면 과징금, 과태료 등 돈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운영에 본질적 영향을 미치는 처분을 받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요식업 가맹점주가 중대한 법령 위반으로 관할구청에서 3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라면, 30일 동안 영업을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경우 가맹본부는 가맹계약을 즉시해지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의 시정요구에 따라 위반사항을 시정한 날부터 1년 이내에 다시 같은 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다만, 가맹본부가 시정을 요구하는 서면에 다시 같은 사항을 1년 이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법 제14조제1항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가맹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락한 경우는 제외한다.
앞서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2+서면]의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절차의 일환으로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위반사항의 시정을 서면으로 요구했는데, 만약 가맹점이 바로 해당사항을 시정했다면 당시에는 계약 해지가 불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로부터 1년 이내에 가맹점주가 동일한 위반을 하게 된다면, 이 때는 [2+2+서면]의 절차를 다시 거칠 필요 없이 즉시해지가 가능합니다.
유의하셔야 할 것은, 즉시해지를 위해서는 최초에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할 때 ‘동일한 사항을 1년 이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위 절차를 다시 거치지 않고 가맹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프랜차이즈 본사가 점주를 상대로 가맹계약 해지를 진행함에 있어서는 애초에 서면에 위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과 관련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가맹점주가 가맹점 운영과 관련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가맹계약의 즉시해지가 가능합니다. 형사처벌의 종류는 국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벌금이나 집행유예 등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사업자가 뚜렷이 공중의 건강이나 안전에 급박한 위해를 일으킬 염려가 있는 방법이나 형태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행정청의 시정조치를 기다리기 어려운 경우
가맹점주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형태나 방식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가맹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연속하여 7일 이상 영업을 중단한 경우
가맹점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연속 7일 이상 영업을 중단한 경우 즉시해지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연속 7일 이상 영업 중단’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고, 6일 동안 영업을 중단했어도 하루라도 영업을 한 경우라거나, 가게 문은 열어두었으나 사실상 태업을 하는 경우 등 점주 입장에서 빠져나갈 여지가 많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가맹계약의 해지는 가맹계약과 관련하여 가장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해지 분쟁은 해당 사건으로 끝이 아니라, 손해배상 등 추가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가맹점주와 해지 분쟁을 겪고 계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