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사라면, 가맹점 영업지역 관련해서 한 번쯤은 이런 상황을 겪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맹점주에게서 항의 전화가 옵니다.
“다른 매장이 제 구역으로 배달하고 있습니다.”
“본사가 왜 이걸 막지 않습니까.”
본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럽습니다.
직접 영업한 것도 아니고, 배달앱 운영 주체도 아닙니다.
그런데 가맹점은, 본사가 이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문제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가맹본사가 가맹점의 영업지역(배달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가맹점의 영업행위(배달 등)까지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할 법적 책임이 있는가”
오늘 소개할 사례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해 법원이 명확하게 아니라고 선을 그은 사례입니다.
* 본 포스트는 실제 사건 및 판결(수원지방법원 2019. 3. 6. 선고 2016가단513957)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부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가맹점 영업지역/배달지역 침해 문제의 발생
두 가맹점 간 영업지역/배달구역 침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B는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입니다.
A는 가맹점주입니다.
계약 당시, 본사는 정보공개서를 통해 분명히 밝혔습니다.
“개별 가맹점에게 독점적·배타적 영업지역은 보장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실무적 운영을 위해, 특약사항으로 A의 배달구역을 동 단위로 특정했습니다.
문제는 가맹점 간의 충돌이었습니다.
본사 B는 A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전, 또다른 가맹점주인 C와 인접한 곳에서 가맹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 가맹점과 C 가맹점의 배달구역이 일부 겹치면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본사가 영업지역/배달지역 침해 분쟁의 해결에 나섰으나, 사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본사는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양 가맹점의 배달구역을 조정했고, 중재에 나섰으며,
심지어 추가합의서까지 작성해 A 가맹점의 “독점적·배타적” 영업구역을 설정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은 계속됐습니다.
배달앱에서 C 가맹점이 다른 업소명을 사용해 배달을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화살은 본사로 향했습니다.
A 가맹점은, “본사가 이러한 배달상권 침해를 방치했다”는 주장과 함께 본사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본사의 영업지역 보호의무 관련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핵심은 ‘침범 사실’이 아니라 ‘본사의 의무 범위’였습니다
실무에서 프랜차이즈 본사 또는 가맹점주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가맹점 간 분쟁이 발생하면, 본사가 무조건 조치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질문을 완전히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가맹본사가 다른 가맹점의 영업행위를 시정·제재해야 할 ‘적극적 의무’가 존재하는가”입니다.
여기서 법원은 가맹사업법의 구조부터 짚습니다.
가맹사업법상 영업지역 제도는 본질적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수직적 관계를 전제로 한 개념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가맹사업법상 영업지역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같은 구역에 또 다른 점포(가맹점 또는 직영점)를 내지 못하게 하는 장치이지,
가맹점들 사이의 경쟁을 본사가 대신 통제하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관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즉, 가맹점들 간의 경쟁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가맹본사가 이를 제한하거나, 특정 가맹점이 영업지역 내에서 독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독점적·배타적’ 문구가 있어도, 본사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에서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추가합의서에 ‘독점적·배타적 영업구역’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본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 문구의 취지는 본사가 해당 구역 내에서 추가로 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지,
다른 가맹점의 영업행위를 제재하겠다는 약속으로까지 확장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합의서 어디에도,
“다른 가맹점이 침범할 경우 본사가 제재한다”는 조항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본사가 아무것도 안 했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A 가맹점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본사가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제재했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은 현실을 봅니다.
배달앱 시대에 본사가 개별 주문과 배달 가능 지역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C 가맹점이 배달구역 침해 사실을 계속해서 부인하는 상황에서,
본사가 일방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법원은 채무불이행 책임도, 공동불법행위 책임도 모두 부정했습니다.
본사는 손해배상을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가 가맹본사에게 주는 실무적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가맹본부 입장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영업지역은 ‘본사의 점포개설 제한’ 개념에 가깝습니다
가맹점 간 경쟁을 본사가 전부 책임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 정보공개서의 기재는 방패가 됩니다
초기 단계에서 “독점적/배타적 영업지역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매우 강하게 작동합니다. - 계약서, 합의서 등 개별 문서상 본사의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모호한 표현은 오히려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 가맹점 간 분쟁이 곧바로 본사 책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사가 직접 개입하거나 지시한 정황이 없는 한, 책임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본사가 책임지는 경우는 보통 ‘직접 행위’ 또는 ‘명시적 약정’입니다
그 선을 넘지 않도록 계약 구조를 설계하고, 문언을 규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영업지역/배달구역 관련 가맹본부의 FAQ
Q1. 가맹점 간 배달구역 분쟁이 생기면 본사가 반드시 개입해야 합니까?
A1. 경우에 따라 관여할 수는 있으나, 법적으로 반드시 적극적으로 중재하거나, 침해 가맹점을 제재해야 할 의무까지는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독점적·배타적 영업구역”이라고 써주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A2. 그 문구의 취지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추가 점포개설 제한 의미로는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3. 본사가 아무 조치도 안 하면 방조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까?
A3. 단순 미조치만으로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맹본사는 모든 분쟁의 최종 책임자가 아닙니다.
다만 책임의 경계가 흐려질 때, 그 부담은 과도해질 수 있습니다.
이 사례는 분명히 말합니다.
가맹본사의 책임은 감정이 아니라, 계약과 법률 구조로 정해진다고 말입니다.
가맹점 간 분쟁을 대비하시고자 한다면,
정보공개서·가맹계약서에서
“본사가 무엇까지 책임지고, 무엇까지는 책임지지 않는지”를
한 번 더 점검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입니다.




